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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샵 아프리카] 집 근처서 일어난 권총강도 '안전한 곳은 어디'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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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 높은 남아공 강력범죄 실감…주택단지 주민 긴급 대책회의 참관

권총 강도 사건 발생에 긴급 대책회의 하는 남아공 주민들
권총 강도 사건 발생에 긴급 대책회의 하는 남아공 주민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프리토리아의 한 주택단지 주민들이 3일 저녁 마을회관 격인 골프클럽에 모여 최근 발생한 권총강도 사건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2020.8.5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세계적으로 강도, 살인 등 강력범죄가 잦은 곳으로 악명 높다.

부임 전 주한 남아공 대사관 당국자도 남아공 소개에 대한 첫 일성이 한국과 비교해 위험한 치안 문제였다.

지난 2월 하순 남아공에 와서도 치안 우려 때문에 초기 정착 과정에서 주로 호텔 내에서 지내야 했다.

수도인 프리토리아의 집으로 옮기고 나서도 일주일만인 3월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위한 전국 봉쇄령에 돌입하면서 계속 안에 갇혀 지내는 셈이 됐다.

그래도 집을 고를 때 비교적 안전한 단지로 왔기 때문에 다소 안심이 됐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새벽 4시 20분께 집 근처에서 집단 권총 강도 사건이 일어났다.

우리 집으로부터 불과 200∼300m 정도 되는 곳이었다.

남아공은 단지별로 주변에 전기 펜스를 두르고 경비원을 두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예 강도 3명이 철제 담장을 자르고 들어온 것이었다.

강도 침입 후 수리된 철제 담장
강도 침입 후 수리된 철제 담장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지난달 31일 프리토리아의 한 주택단지에서 권총 강도가 침입한 경로인 철제담장이 수리된 모습. 상단 가로 지르는 철선이 전기펜스이고 철제담장으로도 가는 전기선들이 쳐져 있다. 2020.8.5 [단지 경비 관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비 순찰차가 돌고 전기 펜스까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경비회사가 침입 시점에 곧바로 대응하지 못했다.

경비 관계자에 따르면 강도들은 집 주인에게 총까지 발사했지만, 다행히 빗나갔고 1층에 있던 몇몇 소형 전자기기만 쓸어갔다. 주인은 가족과 함께 재빨리 2층 '안전공간'으로 피신해 도움을 요청했다.

한국이든 남아공이든 강도는 흉포한 게 일반이겠지만 총기소유를 허용하는 남아공은 권총강도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남다르다.

4일에도 프리토리아 동부 올리판츠폰테인의 주택단지 한 집에 강도들이 침입해 부부가 총에 맞아 숨지고 20대인 딸은 중상을 입었다고 한다.

7월 31일 남아공 경찰은 연례 범죄통계 보고서에서 살인 건수가 1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까지 12개월 간 살인이 1.4% 증가한 2만1천325건에 달했다. 이는 하루 평균 58건이 발생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남아공 인구 10만명당 살인 건수는 36명으로 국제 평균치(10만명당 7명)의 5배가 넘는다.

다만 주거지역 강도는 전년도에 비해 6.7% 감소했다.

어쨌든 이번 강도 사건으로 한 120가구 정도 되는 우리 단지가 발칵 뒤집혔다.

사건 발생 사흘 만인 3일 오후 6시에 마을회관 격인 골프클럽에 70∼80명가량 되는 주민들이 긴급히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우선 '나태해진' 경비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집요하게 책임을 추궁했다.

앞으로 단지내뿐 아니라 주변까지 순찰을 강화하고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방안을 놓고 한 시간 훌쩍 넘게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강도 사건 발생 때문에 일종의 타운십 미팅이 열린 셈이어서 주변에 어떤 이웃들이 사는지 알 수 있었다.

시간 관계상 끝까지 다 참관하지는 못했으나 핵심 쟁점은 역시 감시카메라 확충 등에 드는 막대한 비용 문제였다.

권총 강도 사건에 대한 주민의 추궁에 답하는 경비회사 관계자
권총 강도 사건에 대한 주민의 추궁에 답하는 경비회사 관계자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3일 프리토리아의 한 주택단지 경비회사 관계자(먼 가운데)가 최근 권총 강도 사건 발생과 관련한 주민(오른쪽에 선 사람)의 추궁에 답하고 있다. 2020.8.5

회의 도중 경비회사 책임자의 변명 같은 한마디가 인상적이었다.

여러분이 안전하다고 여기는 이곳은 일종의 '섬'이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세상 어디든 100% 안전하다는 곳은 없고, 내가 사는 단지가 안전하려면 주변 상황도 함께 나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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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05, 2020 at 05: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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