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 ‘서울서둘째로잘하는집’
81세 김은숙씨 40여년 수입액 기부
“형편 좀 나은 사람이 돕는건 당연”
코오롱 우정선행상 대상 수상
28일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이 제20회 우정선행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한 김은숙 씨(81·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멋쩍은 웃음만 지었다. 40여 년 동안 12억 원이 넘는 돈을 기부하고도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오히려 큰 상을 줘 감사하다”고 했다.
김 씨는 현재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서울서둘째로잘하는집’이라는 간판을 달고 팥죽집을 45년째 운영하고 있다. 김 씨는 1976년 이발소가 있던 허름한 건물을 사들여 팥죽 가게를 열었다. 장사가 좀 되는 듯했지만 이내 불행이 닥쳤다. 딸이 고등학교 3학년이 됐을 때 갑자기 불치병을 얻어 힘든 병마와의 싸움을 시작한 것. 김 씨는 장사를 하면서 동시에 아픈 딸을 돌봐야 했다. 김 씨는 여유롭지 않은 삶 속에서도 남편과 함께 불우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충북의 사회복지시설인 ‘음성 꽃동네’에 기부를 하는 등 나눔의 삶을 실천했다.
김 씨가 본격적으로 기부에 나선 건 2010년 믿고 의지했던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서부터다. 김 씨는 “딸의 병을 고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고, 남편이 세상을 떠나는 일을 겪다 보니 돈이 아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부를 더 하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고 월 수입액의 상당 부분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기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한편, 제20회 우정선행상 본상 수상자에는 서울 중랑구의 빈곤층 지원 단체인 ‘사랑의 샘터 ECB’와 29년간 보육원 아이들의 주치의와 멘토 역할을 한 ‘익산 슈바이처’ 송헌섭 씨, 학교 폭력 피해 가족 수호자 조정실 씨가 선정됐다. 우정선행상은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의 부친인 고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의 호를 따 2001년 제정됐으며 해마다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시상식은 10월 말 열릴 예정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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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9, 2020 at 01: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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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 팔아 12억 기부 “집 내놓을땐 마음 흔들릴까봐 얼른 실행”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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