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는 유예 3년…취득세는 1년
역대 최대 규모 재개발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한남동 한남뉴타운3구역 일대. 연합뉴스
29일 세무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개정된 ‘지방세법’과 ‘소득세법’의 일시적 2주택 인정기간이 2년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시적 2주택이란 1주택자가 ‘갈아타기’를 위해 새집을 사는 경우 기존 주택을 유예기간 안에 팔면 세금을 감면해주는 제도다.
양도세(소득세법)의 일시적 2주택 규정은 1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서 재개발·재건축 입주권을 매수한 뒤 3년 안에 기존 주택을 판다면 9억원까지 비과세로 처분이 가능하도록 정하고 있다. 일반주택의 경우 지난해 ‘12·16 대책’ 이후 종전주택 처분 유예기간이 1년만 인정된다. 그러나 입주권은 특례를 통해 3년이 적용된다.
문제는 취득세(지방세법)를 따질 땐 이 같은 규정이 상충되는 점이다. 정부는 ‘7·10 대책’을 통해 취득세율을 큰 폭으로 올리면서 지방세법에도 처음으로 일시적 2주택 규정을 도입했다. 예컨대 1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서 두 번째 집을 산다면 일단 일반세율(1~3%)을 적용했다가 기존 주택을 매각하지 않으면 2주택 중과세율(8%)로 세금을 매기는 것이다. 하지만 취득세를 계산할 때 인정하는 일시적 2주택 기간은 1년뿐이다. 양도세와 비교하면 2년 짧은 데다 실수요 목적의 추가 유예기간도 인정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갈아타기를 목적으로 조정대상지역 입주권을 매수한 1주택자는 사실상 무거운 세율로 취득세를 치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새 아파트가 지어져야 기존 집을 팔고 전입할 수 있는데 공사를 수년 동안 기다리다 보면 취득세의 일시적 2주택 인정 기간인 1년을 넘겨버리기 때문이다. 취득세와 양도세를 모두 아끼려면 입주권 취득 후 1년 안에 기존 주택을 팔고 당분간 세들어 살다가 신축되는 입주권 아파트에 입주하는 수밖에 없다.
세법에서 재개발·재건축 주택을 입주권으로 간주하는 건 관리처분계획인가 시점부터다. 이때 주택이 철거되지 않은 상태로 매수한 입주권이라면 1년 안에 공사를 마치고 새 아파트가 되는 경우는 없다. 이주 및 철거 등의 절차가 남아 있어서다. 멸실(철거) 이후 매수한 입주권은 1년 안에 준공되기도 하지만 이땐 애초부터 취득세 중과 대상이 아니다. 주택이 아닌 토지를 매매한 것으로 보고 단일 세율(4%)로 과세하기 때문이다.
세무업계에선 취득세의 입주권 일시적 2주택 규정이 비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세법이 급변하는 과정에서 면밀한 부분까지 검토하지 않아 모순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국세청 출신의 한 세무사는 “취득세에 새로 도입된 일시적 2주택은 양도세의 같은 규정을 준용했지만 뼈대만 가져왔을 뿐 보완 조치들을 반영하진 못했다”면서 “급작스럽게 법령을 만든 탓에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해주는 규정이 상당 부분 누락됐다”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eptember 29, 2020 at 07:15AM
https://ift.tt/2EGAsX4
취득세·양도세 다른 '일시적 2주택'의 배신 - 한국경제
https://ift.tt/2YwE0kD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취득세·양도세 다른 '일시적 2주택'의 배신 - 한국경제"
Post a Comment